MZ세대 대리의 직장 생활

스물아홉,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하다

훈댕 2023. 7. 14. 19:00

 

컨설턴트 출신 인재의 성공 신화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에서 근무한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 맥킨지 앤드 컴퍼니 및 베인 앤드 컴퍼니에서 근무한 마켓 컬리 김슬아 대표. 컨설팅 출신이 창업을 하여 성공한 대표 사례로 이야기하는 두 명이다.

 

또 잊혀질 만하면 컨설턴트 출신이 대기업 CEO 자리에 선임된 기사를 보게 된다.

 

퇴사는 못하겠고, 벤처 창업은 하고 싶고. 컨설턴트 4년 차가 되니 나도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그렇게 선택한 게 크라우드 펀딩이다. 크라우드 펀딩도, 의류 제작도 사실 처음이다. 마찬가지로, 아마추어이지만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면서 활동을 해보는 것도 첫 시도이다.

 

 

준비의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고 믿었다. 펀딩 아이템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기에, 처음부터 어떤 아이템을 선정할지 난관에 빠졌다. 팀원들과의 여러 고민 끝에 폐현수막을 활용한 제품, 샤워 가운, 그리고 인센스 홀더 3개의 리스트 중 한 개로 구상하기로 결정했다. 폐현수막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보니, 이번 생에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기를 과감히 포기했다.

샤워 가운으로 최종 결정한 그날, 우리는 원단부터 샘플 제작까지, 만리길을 찾아 길을 잃어버릴 줄 꿈에도 몰랐다. 그래도 되돌아보면 처음 만든 의류치고 샘플이 잘 나왔다. 그래도 아쉬운 점들이 꽤나 있어 수정사항을 반영하고자 샘플을 다시 제작했다.

 

의류를 만드는 과정은 어렵지만 인생과 너무나도 닮은 점이 많았다.

 

항상 어떤 선택을 하던 미련이 남기 마련이다. 그러나 미련이 있다는 건 내가 그 일에 그만큼 열정을 쏟았고, 좋아하고 있는 증거이다.

 

봉제 공장에 샘플을 요청해 본 경험이 모두 없기에, 각자 다른 봉제공장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장위동에 있는 곳은 혼자서, 만리동 고개에 있는 공장은 팀원과 방문을 했다. 매번 근무지는 바뀌지만 사무실이기에 현장을 방문해서 대화를 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봉제 현장 용어에 대해서 사전에 찾아보고 방문을 했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한 분야에서 일하신 전문가들 앞에서는 그저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가 되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지식을 알아가기 위해서,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물어볼수록 의문점만 더 생겨났다.

 

만리동 고개에 위치한 봉제 공장이 괜찮아 보였지만, 생각보다 너무 저렴한 가격에 만드는 과정에서 과연 좋은 옷이 나올까 의문점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팀원들과 타협한 게 너무 저렴하지도 비싸지도 않고, 샤워 가운을 이미 만들어본 성복동에 있는 조그마한 가게였다. 비록 나를 제외한 팀원들이 방문하여 샘플 제작을 의뢰하긴 했지만, 그렇게 우리의 옷 제작 여정은 시작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들이 꽤나 생겼다.

 

우선, 전통적인 한복 느낌을 조금이나마 더 강조하기 위해 광목 소재를 사용했다. 참고로, 광목은 목화에서 만든 자연 가공한 원단이다. 그러나 막상 만들어 실물을 직접 보니 본래 목적과는 다른 용도가 돼버렸다. 샤워 가운이 아닌, 조선시대 영화 촬영에 적합한 백성 옷 느낌인 것이다. 요즘 트렌드처럼 조선시대 북고풍으로 갈까 잠깐 고민했지만, 과감히 포기하고 100% 오가닉 인증을 원단으로 다시 구매를 했다.

 

다시 만들어도 아쉬운 점이 보였지만, 인생에서 2번째 만들어본 샘플 치고는 봐줄 만했다. 아마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비한 탓인지 더 정이 생긴다. 아직 텀블벅에 런칭할 페이지 작성도, 생활 한복에 대한 사진 촬영도 해야 한다. 나를 포함한 팀원 모두 처음 해보는 작업들이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인생에서 어떠한 선택들을 하던 더 과감히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

 

어쩌면 우리도 살아가면서 인생에 다양한 수식어를 갖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 모든 수식어를 갖고 갈 수는 없다. 어떤 수식어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이 되고 포기하는 순간, 분명 미련이 생길 거다. 그러나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던 미련이 남는다는 건 그 모든 열정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떠한 선택을 하던 미련을 갖기보다 누구보다 더 열정과 좋아하고 있는 마음에 중심을 두는 게 더 괜찮은 어른이 아닌가 싶다.

 

참고로, 10월 중순에 텀블벅 페이지에 오픈할 예정이다.


많은 사랑과 관심 덕분에, 약 700%의 펀딩 성공률을 기록했다.

 

여러 브랜드 사의 생활 한복의 가격대는 20-30만원에 판매를 하고 있다. 나는 5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사람들에게 집에서 생활 한복을 입을 수 있는 경험을 선물해 줬다고 생각을 하기에 기쁘다.

 

판매를 하기 전까지는 사실 되게 많은 고민이 있었다.

 

패션 디자이너도 아니고 관련 종사업자들도 아닌 사람들이 만든 제품을 누가 살까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소비자 경험을 선물해주고 싶었던 진정성은 통했다고 믿었다.

 

크라우드 펀딩뿐만 아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도전이 없으면 실패도 없겠지만 마찬가지로 성공도 없다.

 

성공을 못했다고 좌절하지 말자. 실패는 두려워하지도 말자. 그저 어제보다 1%보다 더 나아졌다고 아니 0.01% 개선했다고 생각하면 그게 성공이다.